수유동 혼밥, 혼술하기 좋은 깔끔한 맛집 수유 골목순대국 후기

주말에 간단한 점심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수유동에 순댓국 집이 새로 오픈했다고 하여 방문해보았다. 한동안 순댓국에 빠져서 일주일에 3회 이상 순댓국만 먹던 나였고 지금까지 서울에서 자취하면서 동묘, 안암, 왕십리, 공릉동 등등에 살면서 동네 순댓국 집은 다 평정하고 다니던 나였기에 순댓국 감별사가 된 마음으로 찾아간 곳이었다.

 

원래 수유에서는 이화순대국을 제일 맛있게 먹고 자주 방문했는데 최근 사장님이 교통사고가 나셔서 임시휴업 중이라 순댓국을 못 먹은 지 한참 되어 부푼 마음을 갖고 방문해보았다.

 

수유 골목순대국 방문 후기

수유동 골목순대국 위치

 

수유 골목순대국은 수유역과는 약간 거리가 있고 화계 역 쪽에 더 가까운 기사식당 거리에 있다. 유명 맛집인 다래함박스텍 바로 맞은편이다. 이 기사식당 거리에도 맛집들이 있는데 추후에 포스팅해봐야겠다.^^

 

수유 골목순대국 내부

수유 골목순대국 내부 설명

내부에 들어가면 이런 설명글이 먼저 눈에 띈다. 대략 정성 들여서 만들었다는 내용인데, 일단 내부 자체는 새로 오픈한 식당답게 매우 깔끔하고 쾌적해서 믿음이 갔다.

 

수유 골목순대국 테이블

좌석 사이사이에는 이렇게 거리두기를 위한 투명 아크릴판이 설치돼있는데, 센스 있게 마스크 걸이를 부착해두셨다. 식당 가면 요즘같이 여름에는 에어컨 바람에 마스크가 날리기도 하고 밥 먹을 동안 보관하기 불편한데, 이런 틈새 아이디어를 잘 활용하신 것 같다.

 

그 앞으로는 일회용 종이컵과 소스통들이 있는데 특이하게도 고추기름이 있다. 보통 해장국집에서만 봤지 순댓국집에서는 흔하지 않은 구성인 듯싶었다.

 

수유 골목순대국 메뉴

수유 골목순대국 메뉴

수유 골목순대국의 메뉴는 단출하다. 메뉴가 다양한 것보다는 주력 메뉴에 집중하는 것도 그만큼 맛이 분산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느껴져서 좋았다.

 

순댓국이 7,000원이라 평균적인 가격이고 저렴한 편은 아닌데, 막상 먹어보니 엄청 저렴하다는 걸 알게 됐다. 게다가 공깃밥 추가가 무료다.

 

우리는 순댓국 하나, 순대국 특 하나를 주문했다.

 

수유 골목순대국 기본반찬

기본찬이 먼저 세팅됐다. 수유 골목순대국의 기본찬으로는 배추김치, 깍두기, 다진 고추, 다진 양념, 새우젓과 사진상에는 없지만 마늘, 양파, 청양고추를 주신다. 요즘 시국에 걸맞게 반찬을 인당 1개씩 주시는데 여러 명이서 가더라도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점이 아주 맘에 들었다.^^

 

수유 골목순대국 셀프코너

추가 반찬은 이렇게 직접 셀프로 리필 해먹을 수 있는 코너가 있다. 

 

수유 골목순대국의 맛은?

수유 골목순대국

드디어 우리가 주문한 순댓국과 특 순댓국이 나왔다. 자연스레 특 순대국을 오빠에게 주셨다. 사장님..그거 제꺼에요...ㅎㅎㅎ 공기밥은 반정도만 담아 주시는데 아마 남기는 손님들이 있고 무료 추가가 가능해서 그렇게 주시는 것 같다. 나도 순대국을 먹으면 고기위주로 먹고 밥은 남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점도 사장님의 센스가 느껴졌다.^^

 

수유 골목순대국 특

취향대로 양념과 고추까지 넣어주면 나만의 순대국이 완성된다. 사진으로도 느껴지겠지만 양이 어마어마하다. 내가 아무리 특을 시켰다 해도 진짜 양이 엄청 많았다. 수유 골목순대국의 내용물은 내장 위주 보단 고기위주의 순댓국이다. 곱창 같은 부속보다는 살코기나 비계가 붙은 고기가 많은데 하나도 퍽퍽하거나, 질기거나 냄새나지 않고 굉장히 부드러웠다.

 

국물은 입술이 찐득하게 붙을 정도로 굉장히 진한 편이다. 희석 안 한 오리지널 사골국물을 먹는 느낌이랄까? 한 그릇을 다 먹고 나니 한 끼 제대로 먹은 것 같이 든든했다. 내가 방문한 건 4시쯤으로 일반적인 식사시간이 아니었는데 거의 다 먹어 갈 때쯤부터 손님들이 계속 들어온걸 보니 이미 동네에 어느 정도 소문이 난 것 같았다.

 

나의 생각

만약 진한 국물과 고기위주의 순댓국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수유 골목순대국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보통 순대국 식당들에 비해 아주아주 깔끔하다. 양념 다진 양념까지 움푹 파인 부분 없이 예쁘게 눌러놓으셨을 정도니 안 보이는 것도 위생적으로 관리하실 건 뻔하다.

 

다만 피순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수유 골목순대국의 순대는 당면 순대이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순대를 사랑하기에 이 점은 상관없었다. 나의 재방문 의사는 85%다. 그 이유는 일단 맛있고 양도 많고 깨끗해서 인데, 나머지 15%는 내가 사랑하는 이화순대국에게 남겨두었다. 이화순대국도 추후 포스팅해봐야겠다. 

 

모두들 오늘 하루도 파이팅하시고 맛있는 식사 하시길 :)